장기화되는 의·정 갈등에 환자진료 피해 사례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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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되는 의·정 갈등에 환자진료 피해 사례 속출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4.03.2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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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 "항암치료, 수술 연기 현실화" 유감 표명
"의사 떠나면, 환자 생명 보장 어려워져"

"환자들에게는 지금 당장 의사들이 필요하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극단으로 치닫는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에 "환자 피해를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면서 '환자중심의 의료환경 구축'에 나서달라는 입장과 함께 의료진의 조속한 현장 복귀를 촉구하고 나섰다. 

소속 환우회 9개를 대상으로 벌인 모니터링에서는 31명의 환자가 진료 연기, 취소 등으로 피해를 겪고 있는 상황을 공개하면서 의정간의 조속한 대화를 촉구했다.

25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연)는 성명을 내고 의정 갈등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 

환연은 "불행히도 우리는, 전공의와 교수들이 분주히 뛰어다니던, 그러나 이제는 텅 비어버린 그 수련병원들을 자주 찾아야 하는 중증·희귀난치성질환 환자들"이라면서 "이런 상황을 이해한다고만 말할 수 없는 것이 환자들의 현실"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절망스럽게도 지난 2월 전공의 집단행동에 따른 우려를 표했던 우리의 입장이 사태의 장기화로 속속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소속 9개 환우회를 대상으로 환자 불편을 모니터링한 결과 31명의 환자가 진료 연기, 취소 등으로 인한 불편이나 불안, 피해를 실제로 겪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환연은 "각자의 질환과 그로 인한 증상들, 치료와 재발, 각종 수술과 검사로 늘상 질병과 싸우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이 모든 상황이 엄청난 스트레스 요인일 수밖에 없다"면서 "의사들이 환자 손을 놓고 떠나버렸는데도 병원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환자들은 작금의 상황을 마주하고 절망에 빠진 심정을 소리 높여 말할 처지조차 되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제 교수마저 병원을 떠난다면,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은 더는 보장받기 어려워질 것이며, 그로 인한 환자들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어질 것"이라면서 "초유의 강 대 강 대치에 더는 환자들이 피해를 보고 희생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은 단 한 번도 환자중심으로 사고되거나 운영된 적이 없었고, 이번 의료대란도 그 연장선에서 벌어진 참극"이라면서 "전공의가 사라지면 돌아가지 않는 수련병원,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수련병원은 의사에게도 환자에게도 나쁜 병원이며, 그것이야말로 환자중심이 아닌 병원중심 사고와 병원중심 운영의 결정적 증거"라고 비판했다. 

환연은 "윤 대통령이 24일 한독수 총리에서 의료인과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해 달라고 지시했다"면서 ”대통령의 이러한 지시가 의료계와 정부의 최악의 극단적 대립 국면을 해소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환자의 불안과 피해를 가중하는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 장기화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의료진의 빠른 복귀는 물론이고 양측이 각자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서가 아닌, 환자중심의 의료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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